개정된 신용정보법의 시행을 앞두고 카드업계가 긴장 태세에 돌입했다.
징벌적·법정 손해배상제도가 시행되면서 대규모 정보유출 사고 발생 시 상당한 과징금을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12일부터 '신용정보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카드사들이 징벌적·법정 손해배상제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준법감시, 정보보호부서 등 관련 부서가 금융당국에 보고작업을 마친 상황"이라며 "대부분 지난해 카드사 정보유출 사고 이후 지켜왔던 사항이지만 징벌적 손해배상 등의 내용은 처음 시행되는 만큼 더욱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카드 3사 고객정보 유출 사고 이후 정보보호 강화 필요성에 의해 진행된 것으로 △개인정보·보유·제공 단계별 강화된 보호기준 마련 및 파기 원칙 신설 △개인정보주체 권리 대폭 강화 △징벌적 손해배상·법정 손해배상 등 실질적 권리구제 방안 마련 △개인신용정보 보유기간 제한 등이 주요 내용이다. 최근 금융당국도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에 앞서 은행, 보험, 증권, 카드사, 중앙회 등 금융회사 100여 곳을 대상으로 정보보호체계를 사전 점검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개정된 신용정보법이 발효 이후 정보유출 발생 시 경제적 타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우선 법정 손해배상제도 도입으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는 구체적인 피해 입증 없이 신용정보가 유출됐다는 사실만 증명하면
최대 300만원까지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카드 3사의 정보유출 고객이 약 1500만명 규모인 것을 감안해봤을 때
또 다시 대규모 정보유출이 발생하면 천문학적인 보상금액을 떠안게 되는 것이다. 이제는 고객 신뢰뿐 아니라
수천억의 보상금액과 과징금으로 경영이 위태로워질 가능성마저 있다.

여기에 정보를 유출한 금융회사는 소송전과 중복으로 징벌적 과징금까지 부과해야 한다. 그동안은 1000만원 이하의 이른바
'허수아비 과징금'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유출된 정보 관련 사업부문의 직전 3년 연평균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으로
책정할 수 있게 된다.

금융회사 등이 정보유출 방지 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 부과되는 과태료도 현행 최대 6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신용정보관리인이 최고경영자(CEO)에게 정보보호 관련 보고 의무를 게을리 했을 때도 최대 5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거래상 필요에 따라 수집한 학력이나 직업 등의 개인정보를 거래가 끝나면 즉시 파기해야 하고
5년 내 모두 없애는 등 관련법에 따라 고객 정보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며 "정보유출로 인한 처벌이 더욱 엄격해진 만큼
협력사와 위·수탁업체 관리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